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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가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유재석 나가리
    연예계소식 2011. 12. 28. 19:59

    MBC가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올해부터 연말 시상식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작품에게 돌리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연말 시상식의 전격적인 변화를 꾀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그 누구보다 유재석의 입장이 우습게 됐다. 예기치 않게 '예약'해 놓다시피한 MBC 연예대상을 놓치게 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KBS에 이어 MBC까지, 연이어 찬밥신세를 당한 것이다.


    유재석이 당대에 가장 실력있는 예능 MC라는 것은 누구나 한결같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방송국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때 가장 눈독을 들이는 MC도 유재석이고, 가장 많은 출연료를 지급하는 MC 또한 유재석이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유재석은 언제나 자신의 프로그램을 동시간대 1위로 만드는 수완을 발휘해 왔고, 한 번 맡은 프로그램은 웬만해선 5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했다. 방송사게에 유재석이란 언제나 흥행을 담보하는 보증수표다.


    허나 이런 '천하의 유재석'도 연말 시상식만 되면 방송사의 골칫거리,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사실 방송사 입장에선 연말 시상식은 극적이면 극적일수록 좋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시상식 본연의 재미도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재석은 만고불변의 대상 후보다. 매해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일 뿐 아니라, MBC에서는 적수가 없을만큼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물론 SBS와 KBS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가 원하는 극적인 재미를 발견하긴 힘든 노릇이다.


    그 때문에 방송사가 꺼내들었던 카드가 바로 '유재석-강호동' 라이벌 전이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유재석과 강호동은 방송 3사 대상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대상 쟁탈전을 벌여왔다.


    유재석이 MBC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나가는 동안 강호동은 KBS에서 독주체제를 갖췄고, SBS에서는 유-강이 엎치락 뒷치락하며 대상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그들의 자존심 싸움은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연예대상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한편, 시청자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흥행카드였다.


    그런데 2011년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터져나왔다. 유재석의 강력한 라이벌인 강호동이 도중에 낙마하면서 연예대상 유일의 흥행 카드가 일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지난 5년동안 연말 시상식의 최대 흥행 포인트는 유-강의 자존심 싸움이었는데, 강호동의 은퇴로 인해 이런 구도가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각 방송사 연예대상은 "김 빠진 콜라" 마냥 싱거운 싸움으로 전락한다. 방송사 입장에선 그리 탐탁치 않은 구도인 셈이다.


    그나마 KBS는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강호동이 빠지긴 했지만 김병만이라는 고유한 빅 카드가 있었고, 이승기라는 신흥 강자 역시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KBS는 결국 [1박 2일] 팀에 대상의 영광을 돌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KBS로선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그 흔한 대상 후보 발표없이 갑작스럽게 [1박 2일] 팀 전원이 대상을 받음으로써 시상식을 지키고 있던 대상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뻘쭘해졌다. 국민 MC 유재석으로선 '최소한의 예우'조차 받지 못한 민망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황당한 일이 MBC 연예대상에서 벌어졌다. 유재석의 3년 연속 대상이 확실시 되어 보이는 가운데 MBC가 급작스럽게 "올해부터 대상은 개인이 아니라 작품에게 수여할 것"이라고 발표해 버린 것이다. MBC의 일방적인 룰 변경으로 인해 유재석은 다 잡았던 연예대상을 놓쳤을 뿐 아니라, 3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기념비적 기록까지 물거품이 됐다. 향후 MBC 연예대상이 이런 식으로 지속된다면 유재석은 더 이상 주무대인 MBC에서 대상 수상을 할 수 없다.


    이번에 MBC가 시상식 룰을 변경한 것은 다분히 [나는 가수다]를 의식한 측면이 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나가수]는 2011년 최고의 화제작이자 [일밤]을 부활시킨 1등 공신이다. MBC로선 대상을 챙겨줘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대상을 받을 사람이 마땅치 않으니 아예 개인수상에서 작품수상으로 룰을 변경한 것이다. 유재석으로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 됐다. 아무리 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없다.


    강호동 은퇴 이 후, 방송 3사 그랜드 슬램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유재석은 KBS에 이어 믿었던 MBC에서마저 버림을 받으면서 연말 시상식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그나마 SBS 연예대상은 거의 확정적이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지만 그러기엔 방송사의 '홀대'가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국민 MC의 위상에 걸맞는 대우는 분명 아니다.


    방송사가 유재석을 이렇게까지 '찬밥신세'로 만들 수 있는 건 유재석이 너무 '착하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하면 그는 방송사와 협상하지 않는 연예인이란 이야기다. 유재석 같은 톱 MC라면 프로그램의 진행을 두고 개런티나 복지에 대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과거 신동엽이 바로 이런 케이스다.


    전성기 시절의 신동엽은 한 프로그램을 2년 이상 진행한 적이 없으며, 방송 3사를 옮겨다니며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폐지시키면서 방송사 간 개런티 전쟁을 심화시켰다. 방송사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신동엽을 모시기 위해 애를 태웠고, 신동엽을 데리고 오는데 성공하면 그 누구보다도 후한 대접을 해줬다. 신동엽의 과거 별명이 '연예인 예능국장'이었을만큼 방송사는 그를 위해 모든 편의를 제공했다. 이런 수완을 통해 그는 예능 MC 최초로 개런티 천만원 시대를 열었고 귀족 MC의 전형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유재석은 이런 꾀를 잘 부리지 못한다. 그는 방송사와 프로그램을 두고 협상하거나 줄다리기를 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제작비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몸값을 낮추기도 한다. 게다가 한 번 맡은 프로그램은 5년 이상 오랜기간 진행하는 뚝심마저 보여준다. 한 마디로 방송사 입장에선 다루기 쉬운 MC, 애를 태우지 않는 스타일의 MC인 셈이다.


    그렇기에 방송사 대부분은 유재석을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 두번 '배제'해도 상관없는 가족입장에서 그를 대우하고 있는 것이다. 유재석에게 죄가 있다면 협상하지 않은 죄, 겸손한 죄, 너무 착한 죄다. 허나 유재석이 너무 '착한 죄'로 방송사 연말 시상식에 이렇게까지 홀대 받는 건 분명 바람직한 대우가 아니다. 특히 유재석과 운명 공동체로 묶여있는 MBC의 경우 '작품 수상'이란 편법으로 유재석 개인의 대상수상을 가로 막는 치졸하고 유치한 짓은 해선 안되는 거였다.


    이런 식으로 진행할거였음 연초부터 아예 공언을 하든가,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게 맞다. 시상식이 채 하루 이틀도 안 남은 시점에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는 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뿐더러 유재석을 너무 초라하게 만든 경솔한 행동이었다.


    유재석도 이제는 조금 약아질 때가 됐다. 프로그램의 명운을 걸고 방송사와 힘겨루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방송사의 애를 태우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방송사들이 유재석의 존재와 가치를 더욱 잘 알게 될 것이며, 그를 대우하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이 세상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 대우 받기에는 너무 약고 못됐다. 그 점이 참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혹시 유재석이 이번 MBC의 결정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상을 받든, 받지 않든 유재석이 당대의 명 MC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가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그 예의바른 성실함으로 대한민국 예능계를 종횡무진 하길 기대한다. '너무 착한 당신', 마음껏 웃는 날이 어서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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